[금융 문맹 탈출 4화] 예금과 적금, 정확히 뭐가 다른데? (은행 상품의 배신)
[금융 문맹 탈출 4화] 예금과 적금, 정확히 뭐가 다른데? (은행 상품의 배신)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깐깐한 금융 멘토 박승환입니다.
사회초년생이 월급을 받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뭘까요? 아마 ‘적금’ 하나 가입하는 것일 텐데요. 은행 앱을 켜면 ‘연 5% 특판 적금!’ 같은 화려한 배너가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런데 여기, 은행이 굳이 크게 설명해주지 않는 **‘불편한 수학적 진실’**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연 5%짜리 **예금(Deposit)**과 연 5%짜리 적금(Installment Savings). 이 둘의 이자가 같을까요?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금리가 같으니 이자도 같겠지” 싶지만, 정답은 **“적금 이자가 예금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입니다. 배신감이 드시나요? 왜 그런지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1. 예금: 목돈을 '탁' 맡겨두는 것
예금은 여러분이 이미 모아둔 1,200만 원을 1월 1일에 은행에 ‘탁’ 맡기고 12월 31일까지 건드리지 않는 겁니다. 은행 입장에선 이 큰돈을 1년 내내 굴릴 수 있죠. 그래서 1,200만 원 전체에 대해 약속한 5% 이자를 꽉 채워서 줍니다. (세전 60만 원)
2. 적금: 푼돈을 차곡차곡 쌓는 것
반면 적금은 매달 100만 원씩 12번 붓는 겁니다.
첫 달에 낸 100만 원: 12개월 동안 은행에 머뭅니다. (5% 이자 다 받음)
6개월 뒤에 낸 100만 원: 고작 6개월만 은행에 머뭅니다. (이자 절반만 줌)
마지막 달에 낸 100만 원: 은행에 딱 한 달 있다가 만기가 됩니다. (1/12만큼만 이자를 줌)
이걸 평균을 내보면, 적금 금리가 5%라고 적혀 있어도 내가 실제로 손에 쥐는 이자는 원금 대비 약 2.5%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이게 바로 적금 금리의 착시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적금은 나쁜 걸까요? 아닙니다. 용도가 다릅니다.
적금은 ‘목돈을 만드는(Make)’ 용도이고, 예금은 ‘만들어진 목돈을 굴리는(Roll)’ 용도입니다.
돈이 없는 초보 시절에는 이자율 따지지 말고 무조건 ‘적금’을 통해 강제 저축을 해서 몸집(시드머니)을 불려야 합니다. 그렇게 목돈이 모이면 그때 ‘예금’으로 갈아타거나,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죠.
이 차이를 모르고 “야, 적금 5%라더니 계산해 보니 왜 이래? 은행이 사기 쳤어!”라고 화내면 하수, “아, 적금은 원래 돈을 모으는 과정이라 이자가 적구나”라고 이해하면 중수입니다.
자, 이제 은행 상품의 원리를 알았으니, 은행 밖의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볼까요? 바로 ‘투자’의 세계입니다.
